[호남매일뉴스] 화순군이 하수종말처리장 및 침출수처리시설 운영과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계약서와 과업지시서 등의 핵심 문서를 ‘부존재’로 처리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자료를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비공개하거나 열람 제한 방식으로 제공해 위법 논란이 일고 있다.

청구인은 지난 4월 8일, 도곡면 하수종말처리장 및 한천가암리 침출수처리시설의 용역 관련 문서 일체를 청구했으나, 화순군은 4월 21일 정보공개 결정에서 일부만 ‘부분공개’하고, 계약서와 과업지시서 등에 대해서는 사전 전화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한 뒤, 뒤늦게 시스템상 ‘부존재’로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조 제4항에 따른 정보 부존재 통지 절차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조항은 “정보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를 명확히 밝히고, 그 사유를 기재해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화순군은 초기에 전화로만 구두 통보한 뒤, 별도 문서 통보 없이 시스템상 단순 표시로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공개 처리된 문서 대부분이 운영계획서, 환경관리계획서, 민원 대응 내역, 정산자료 등 공공용역의 실적과 관리감독에 필요한 내용임에도, 광범위하게 ‘영업상 비밀’ 조항(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을 적용해 일괄 비공개한 점도 법령 남용의 소지가 있다.

특히 비공개 항목에 대한 설명이 “붙임 참조” 방식으로 제공되거나, 항목별 비공개 사유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정보공개법 시행령」 제7조 제1항 위반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 조항은 비공개 결정 시에는 “그 사유를 해당 정보별로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보공개 청구인 이모 씨는 “공공시설 운영 실태에 대해 알고자 했을 뿐인데, 계약서가 없다는 설명부터 시작해, 사실상 거의 전면 비공개에 가까운 조치로 돌아왔다”며 “이는 행정의 투명성을 해치는 처사로, 법적 절차를 통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법률 전문가들은 “공공 용역의 수행 결과나 계약 이행, 환경관리 관련 문서는 일반적으로 비공개 대상이 아니다”며 “정보공개 결정 과정에서 절차 위반 및 사유 불비 등 문제가 확인된다면,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통해 충분히 시정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에 대해 화순군 관계자는 “해당 용역은 2000년에 체결된 계약으로, 현재 우리 군에서는 관련 계약서나 과업지시서가 보관돼 있지 않다”며 “운영 업체 측에 요청하면 자료가 있을 수도 있지만, 기관 내부에는 존재하지 않아 부존재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청구인은 현재 정보공개 이의신청과 함께 행정심판을 준비 중이며,
화순군의 정보공개 처리 관행에 대한 제도적 개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